"총격전 휘말릴 위험"…핼러윈 분장 경계령 내린 국가

입력 2024-11-01 12:43   수정 2024-11-01 12:44


멕시코 북서부 시날로아주(州) 당국이 주민들의 핼러윈 분장을 금지했다. 범죄 조직이 활개를 치면서 치안이 심각하게 악화한 탓이다.

이 지역은 대규모 범죄조직인 '시날로아 카르텔'의 본거지다. 이 조직의 두목 중 한명인 마약 밀매업자 이스마엘 '엘 마요' 잠바야가 올해 7월 말 미국에서 체포된 후 조직 내 파벌 다툼이 극심해졌다.

올해 9월부터 파벌 간 싸움으로 죽거나 숨진 사례가 수백명에 이른다. 멕시코 연방정부는 치안유지를 위해 이 지역에 군을 투입한 상태다. 지난주에도 군과 범죄단체 조직원들로 의심되는 자들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져 10여명이 사망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 당국은 핼러윈인 이날 밤, 마스크나 의상을 착용하지 말라고 주민들에게 명령했다.

헤라르도 메리다 시날로아주 치안 장관은 핼러윈 전날인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상이나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플라스틱 총을 휴대하거나, 분장하지 말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아울러 늦은 밤에 거리를 돌아다니지 말라고도 경고했다. 메리다 장관은 이 조치의 목적이 사람들이 범죄와 폭력을 미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규칙이 핼러윈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범죄자로 오인받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다며 "밤에는 모든 고양이가 회색으로 보인다"는 멕시코의 유명한 속담을 인용하기도 했다. 어둠 속에서 모든 것이 똑같이 보인다는 의미다.

이와 유사한 핼러윈 복장 금지 조치는 바하캘리포니아, 소노라 등 멕시코의 다른 주들에서도 최근 몇 년간 시행되고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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