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이 큰 종목도 예외는 아니다. 시총이 약 2400억원인 SK증권은 최근 507원에 마감했다. 시총이 약 1800억원인 건설주 동양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기간 1000원 이상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4거래일만 제외하고 그 아래였다. 이 외에도 한국제지(주당 945원), KEC(882원), 한국캐피탈(559원),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805원), 에이비프로바이오(557원) 등 시총이 1500억원을 넘는 동전주 종목이 수두룩했다.
한국거래소가 2022년 11월 상폐 요건을 완화한 뒤 동전주가 급증한 것으로 관측된다. 당시 거래소는 ‘2년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 등 형식적 상폐 사유에 해당하던 내용을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로 완화했다. 코스닥시장 종목이 5년 연속 영업손실 시 실질 심사를 받도록 한 규정 등도 삭제했다. 지난달 말 전체 동전주의 3분의 1에 달하는 74개가 관리종목(32개) 또는 투자주의환기종목(42개)이다.
전문가들은 “비우량 종목이 시장에 계속 남아 있으면 증시 전체의 변동성을 키워 외국인 자금 유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선량한 투자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정책은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제고를 넘어 장기적으로 증시의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한계 기업의 적기 퇴출은 증시 전체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의 동전주에 해당하는 ‘페니 스톡(penny stock)’을 줄여달라는 업계의 청원이 최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증시의 페니 스톡이 2021년 초 12개 미만에서 지난해 말 500개 이상으로 늘었다”며 “이는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고 시장 신뢰를 훼손할 수 있어 업계에서 이런 청원이 나왔다”고 최근 보도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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