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학비·결혼자금…특별한 선물이 될 신탁

입력 2024-11-03 17:35   수정 2024-11-04 00:21

자수성가로 부와 명예를 쌓은 한 중견기업 대표가 최근 신탁계약 상담을 받았다. 사업은 아들에게 물려주고, 자산 중 일부는 손주들이 학교에 입학할 때마다 주고 싶다고 했다. 손주가 초·중·고교,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에 본인을 기억할 수 있도록 입학금을 선물처럼 준비해 두고 싶다는 뜻이었다.

선진국에서는 이런 맞춤형 신탁계약이 흔하다. 신탁은 수익자를 미리 지정함으로써 약정된 계약대로 지급이 이뤄지도록 하는 서비스다. 가령 ‘자녀들이 3년 이상 성실하게 직장을 다녔을 때 상속받도록 해달라’ 등 사후에 특정할 수 있다.

최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등이 시행되며 보험금 청구권이 신탁재산으로 허용될 예정이다. 생명보험사를 통해 가입한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신탁회사에 맡겨서 계약자의 뜻에 맞게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보험수익자가 치매 또는 장애로 인해 의사소통이 어려울 경우 계약자가 사전에 신탁회사에 보험금 청구권을 맡겨 수익자가 안전하게 수령하게 할 수도 있다. 보험금 청구권 신탁은 생명보험사가 다른 신탁회사에 비해 보험계약 정보와 변경 사항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어 신탁계약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구 고령화로 신탁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신탁의 사전적 의미는 ‘믿고 맡긴다’는 뜻이다. 자산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믿고 맡길 수 있는 파트너를 신중하게 선택하자.

박지숭 삼성생명 미래금융연구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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