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하나로카드 경영권은 사실상 맥쿼리자산운용이 쥐고 있다. 맥쿼리는 지난해 5월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로부터 4000억원에 로카모빌리티(현 이동의즐거움)를 인수했다. 이동의즐거움은 부산하나로카드 지분 80%를 보유한 마이비를 지배(지분율 83%)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 사업자 주장의 법리를 면밀하게 검토한 뒤 공모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단순 지하철·버스 환승이 아니라 전반적인 대중교통 혁신을 위한 종합 시스템 구축 사업을 공모 없이 특정 회사와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면 오히려 시가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부산시는 다양한 모빌리티 혁신 기술을 대중교통과 연계하고 서민경제의 부담을 덜기 위한 ‘부산형 대중교통 혁신방안’을 지난해 발표했다. 시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시내버스 노선 개편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MaaS) 제공 △도시철도 1~2호선 연결 △비접촉식 결제(태그리스) 도입 등을 추진 중이다.
코레일이 이번에 티머니에서 이동의즐거움으로 교체하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수도권 통합 환승 할인과 요금 정산을 위해선 코레일뿐만 아니라 서울교통공사, 서울버스, 경기버스, 인천버스 등 13개 교통운영기관으로부터 위치정보와 결제 내역 등 고객 개인정보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다. 티머니는 이들 운영기관과 이를 위한 협약을 모두 맺은 반면 이동의즐거움은 코레일 외 다른 기관과는 협약이 체결돼 있지 않다. 이동의즐거움은 각 기관과 협약을 추진하는 대신 티머니에 통합정산 데이터를 요구했고 티머니는 “고객 개인정보를 임의로 제공할 근거가 없다”며 거부했다. 그러자 이동의즐거움은 이를 “티머니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것”이라며 공정위에 제소했다.
수도권 교통운영기관 관계자는 “부산에서 20년간 사업하며 영구 독점권을 주장하는 회사가 서울시 투자법인을 독점 기업이라고 비난하면 누가 납득하겠느냐”며 “지금이라도 (이동의즐거움이) 각 운영기관에서 고객 데이터를 받기 위한 개별 협의에 나서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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