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지난 1일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AAA로 한 단계 상향했다. 한기평이 현대차 신용등급을 올린 건 2019년 11월(AA+) 후 5년 만이다. AAA는 한기평의 20개 신용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사실상 부도 위험이 없다는 의미다.
한기평 관계자는 “현대차는 본질적인 수익 구조 개선, 우호적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시장 평균 이상의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등급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현대차는 또 다른 3대 신평사로 꼽히는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와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서도 지난 4월과 9월 AAA 등급을 받았다.
한기평과 나신평은 1일 기아의 등급을 AAA로 올렸다. 기아가 9월 한신평에서 AAA 등급을 받은 만큼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셈이다. 한기평과 나신평은 기아의 등급을 올린 이유에 대해 “세계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와 개선된 제품 경쟁력 및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했다”며 “하이브리드카, 전기자동차, 내연기관차 등 다양한 시장 수요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호평은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무디스(2월)와 피치(2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9월)가 일제히 두 회사 등급을 A로 올렸다. 이들 3대 신평사에서 모두 A 등급을 받은 완성차 업체는 현대차와 기아, 도요타,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네 곳뿐이다. 독일 폭스바겐은 S&P에서 ‘BBB+’를 받았고, 미국 자동차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는 3사로부터 B등급으로 평가받았다.
현대차·기아는 상향된 신용등급을 앞세워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미래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신용등급이 높아지면 회사채 판매가 잘될 뿐 아니라 발행금리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33년까지 10년 동안 120조5000억원을 미래 사업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발표한 10년간(2023~2032년) 투자액 109조4000억원보다 10%가량 늘렸다. 기아도 2028년까지 총 3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5개년(2023~2027년) 투자계획 대비 5조원 확대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을 끌어올려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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