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200%' 막겠다…CJ대한통운·에코프로비엠 영구채 발행

입력 2024-11-04 14:35   수정 2024-11-05 09:21

롯데지주 HD현대오일뱅크 CJ대한통운 코오롱인더스트리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비금융 기업들이 줄줄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은 부채비율을 100%대로 묶어두기 위해 자본으로 회계처리하는 영구채 조달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다음 달까지 사모 영구채 2500억원어치 발행할 계획이다. 영구채는 발행액만큼을 ‘자본’으로 회계처리하는 채권이다. 만기가 30년 이상인 만큼 상환 의무가 크지 않아, 자본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발행사는 3~5년 후 콜옵션을 행사해 영구채를 상환하는 관행이 자리 잡았다.

CJ대한통운 영구채의 만기는 30년이다. 이 회사는 영구채 발행 3~5년 뒤부터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 회사의 6월 말 부채비율은 139.9%로 작년 말보다 8.4%포인트 상승했다. CJ대한통운을 비롯한 비금융 기업들은 100%대 부채비율을 수성하기 위해 영구채 발행에 나섰다. 비금융기업의 적정 부채비율 수준에 논란이 많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통상 200%를 웃돌면 재무구조 안정성이 흔들린다고 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도 이날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사모 영구채 336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6.638%로 결정했다. 발행 시점으로부터 2~3년 뒤부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올 6월 말 160.6%에 달하는 에코프로비엠 부채비율은 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130%대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HD현대오일뱅크(2500억원), 코오롱인더스트리(2500억원), 롯데지주(1500억원) 등도 비슷한 이유로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사모 영구채를 줄발행한 바 있다.

영구채 줄발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영구채는 만기가 30년인데다,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갚을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자본으로 회계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만기 3~5년 뒤에 콜옵션을 대부분 행사하고 있다. 영구채가 사실상 만기 3~5년에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채권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기업 자본과 재무구조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영구채를 제외해야 한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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