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유상증자 결정 과정의 적법성을 들여다보기 위해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KB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나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증권에 검사 인력을 보내 현장검사를 벌였다. KB증권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사무취급자이자, 유상증자 공동모집 주선회사다.
앞서 지난달 31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과정에서 KB증권과 같은 역할을 맡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해서도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금감원은 이번에 KB증권이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및 유상증자 결정 과정에서 적절한 검토를 충분히 거쳤는지, 부정거래 소지가 있는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두 증권사 모두 전체 과정을 모두 인지하고도 절차를 진행시켰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중 지난달 4일부터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를 실시했는데 지난달 30일 돌연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자사주 취득 및 소각, 유상증자로 차입금을 갚겠다는 계획을 이미 염두에 두고 순차적으로 진행했다면 부정 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주주들의 자금으로 공개매수 대금을 충당하려는 의도이기 때문이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회계심사, 조사, 검사, 감리 등 주어진 권한을 모두 활용할 것"이라며 "만일 불법 행위가 발견된다면 행정조치는 물론 수사기관 이첩도 고려하겠다"고 경고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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