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 노동조합이 장기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업무에 복귀하려는 직원들에게 폭언과 모욕을 하거나 사진을 촬영해 신상을 공개하는 등 불법 행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회사 측은 "출근 직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실행할 것"이라며 노조에 불법 행위 중단과 교섭 복귀를 촉구했다.
5일 트랜시스 생산본부장이 직원들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회사는 "출근자 업무방해에 대해 즉각 법적 조치할 것"이라며 노조에 불법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달 8일 충남 서산 지곡공장에서 부분 파업에 나선 이후 같은 달 1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지난 3일에도 회사 측 제시안을 거부하고 5~8일 연속 전면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트랜시스 일부 직원은 생산 현장으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 급여가 500~600만원가량 대폭 감액되면서 일부 직원들은 생계에 큰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조가 직장에 복귀하는 조합원들을 방해하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회사 측은 "노동조합은 정상 근무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폭언, 모욕, 업무방해, 신상 공개, 사진촬영 등 불법적 행동을 스스럼 없이 행하고 있다"며 "지난 4일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이 노동조합을 방문해 불법행위를 하지 말라고 당부했음에도 지속적으로 (불법행위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의 불법적인 행동으로부터 출근자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실행하겠다"며 "지금이라도 합리적으로 교섭을 마무리하고 현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로 복귀해 주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최근 현대트랜시스 노사 9차 본교섭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됐다. 회사 측은 1인당 평균 2560만원 상당의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거부했다. 사측이 제시한 성과급은 모두 1075억원으로, 작년 영업이익(1169억원)의 92%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해 매출(11조6939억원)의 2%인 2300억원을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현대차 노조원이 받은 기본급·수당 인상분 및 성과급(1인당 5000만원 이상)의 90%에 해당한다.
곽용희/김진원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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