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는 '목소리 없는 사람' 얘기 알리는 존재"

입력 2024-11-05 18:16   수정 2024-11-05 18:17

“소설가의 의무는 목소리가 없거나 너무 작은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써 왔습니다.”

5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빌딩에서 열린 제32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기자간담회에서 소설 부문을 수상한 김희선 소설가(가운데)는 이같이 말했다.

약사이기도 한 김 소설가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영감받은 소설 <247의 모든 것>으로 상을 받았다. 그는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던 시절 시간이 멈춘 듯 적막한 병실에 누워 있는 환자들과 눈이 마주치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됐을 때 격리된 그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소설엔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다는 핑계로 폭력과 야만을 정당화한 우리의 흔적이 기록돼 있다.

시 부문 수상자는 <미래슈퍼 옆 환상가게>를 쓴 강은교 시인(왼쪽)이다. 수많은 여성의 고달프고 쓸쓸한 현실을 환상과 현실을 교차하는 기법으로 형상화한 시집이다. 강 시인은 “사회와 너무 동떨어져 있지 않은, 공감과 따뜻함을 주는 문학을 하겠다”고 말했다.

평론 부문은 비평집 <우정의 정원>을 낸 서영채 서울대 교수(오른쪽), 번역 부문은 정보라의 <저주토끼>를 스페인어로 번역한 알바로 트리고 말도나도(36)가 받았다.

대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대산문학상은 총상금 2억원의 국내 최대 규모 종합문학상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2년 전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이 상을 받았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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