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권 퇴진 운동 나선 민노총, 변함없는 정치 본색

입력 2024-11-05 17:29   수정 2024-11-06 07:01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친야 단체들이 이번 주말(9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반정부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서울역 집회를 계기로 정치집회가 매 주말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주말 집회의 명칭도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로 연쇄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민노총 등이 현시점에서 정권 퇴진 운동에 세를 뭉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윤 대통령 지지율 20% 붕괴를 계기로 박근혜 정부 말기의 촛불 정국을 재현하려는 의도다. 이번 주말 집회에서도 오후 5시30분부터 시청역~광화문 일대에서 촛불 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두 번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탄’에 힘을 보태는 것이다. 집회 다음주인 15일로 예정된 공직선거법 위반 선고를 앞두고 대규모 군중 시위를 전개해 사법부를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민노총은 문재인 정권 탄생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박근혜 탄핵 촛불 시위에 대규모 인원 동원과 함께 20억원 이상의 집회 비용을 조합비에서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가로 문 정부 5년 동안 ‘노동 권력’을 향유했다. 민노총 앞에서 공권력은 허수아비 신세였고, 건설 현장에서 조직폭력배들이 쓰는 수법으로 일감을 독식했다. 민노총과 민주당의 공생 관계는 이 대표 체제에서 더 공고해졌다. 문 정부 때도 실행에 옮기지 못한 파업조장법(일명 노란봉투법) 강행 처리를 지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민노총이 노조 본연의 역할보다 정치 투쟁에만 골몰하는 행태에 MZ세대가 등을 돌리고 있다. 쿠팡 노조, 포스코 지회, 롯데케미칼 대산지회, 전국공무원노조 안동시지부 등이 민노총을 떠났다. 조합비는 받아 가면서 노동자 단체가 아니라 정치세력화하는 모습에 염증을 느껴서다. 민노총이 이런 노선을 바꾸지 않는 한 조합원 이탈은 계속될 것이다. 민노총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민주당에도 MZ 노조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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