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는 2차전지, 트럼프 땐 방산주 웃는다

입력 2024-11-05 17:47   수정 2024-11-06 00:27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국내외 증시는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고율 관세 정책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당분간 불확실성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엔 2차전지, 재생에너지 관련 주가가 탄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가 방향을 잡을 때까지는 고배당주 등으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게 좋다는 조언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 시 亞증시 먹구름”
5일 코스피지수는 0.47% 하락한 2576.88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3330억원어치, 외국인은 138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422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도 1099억원어치를 팔아치우는 등 경계심을 내비쳤다.

국내 증시는 두 후보 수혜주가 번갈아가며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트럼프 수혜주’로는 방위산업과 원전이, ‘해리스 수혜주’로는 2차전지와 재생에너지 종목이 꼽힌다. 이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경합주에서 우세하다는 소식이 반영되며 삼성SDI가 5.93%, LG에너지솔루션이 1.41% 떨어지는 등 2차전지주가 약세를 보였다. 풍력 대표주 씨에스윈드도 3.56% 하락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2%)와 한화시스템(1.57%) 등 원전과 방산주는 소폭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는 먹구름이 낄 가능성이 높다. 한국 대만 등 대미 수출 비중이 큰 국가가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외신 보도가 잇달아 나온 최근 한 달간 대표 수출주인 현대차는 13% 하락했다.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는 같은 기간 12.66% 올랐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는 해리스 부통령 당선이 비교적 낫고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불리하다”며 “미국 증시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더 우호적이고, 기술주보다 내수주와 중소형주 중심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무역 갈등에 변동성 커져”
내년 증시 전망에 대한 비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누가 당선되든 관세 전쟁과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지정학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발표한 2025년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양호한 경기와 기업 이익 등 올해 주식시장을 순항하게 한 요인들은 미국 대선 이후 국제정세 변화로 흔들릴 것”이라며 “이는 기업 의사결정 지연을 초래해 변동성을 빈번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한 각종 보조금 정책이 종료되면 미국 경기 하강 속도가 빨라지고 증시 색깔이 바뀔 수 있다. 재정적자가 늘어난 탓에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돼도 보조금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후 대대적인 재정지출(보조금)로 초호황을 누린 미국 경제가 향후에도 이를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보조금 수혜를 많이 누린 반도체, 자동차 등의 시장 주도력이 살아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국내 증시에서 고배당주와 경기방어주로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25년 국내 증시에서는 고배당주를 활용한 방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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