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을지 말지를 결정할 권한을 정부가 갖는 게 말이 되나요.”(20대 여성 조앤 하시시)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 정부에서 불법 범죄자 수백만 명이 국경을 넘어 들어오게 했습니다.”(20대 남성 헨리 신)
미국 대통령 선거 본투표가 시작된 5일 새벽 5시30분(현지시간)부터 뉴욕시 인근 뉴저지 버겐카운티의 투표소 크레스킬 시니어시티즌센터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뉴욕 등으로 출근하려는 사람이 많았다. 바쁜 아침이라 인터뷰에 응하기 어렵다며 “쏘리(미안합니다)” 한마디만 남기고 떠나가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반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사람들은 여성의 권리와 중산층 경제, 민주주의 수호 등을 이유로 꼽았다. 뉴저지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하시시 씨는 “해리스 부통령이 낙태권 반대에 대해 확실한 믿음을 줬기 때문에 그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에 피로감을 느꼈다는 유권자도 여럿 있었다. 버지니아주에 사는 대니얼 로스웰 씨(23)는 “트럼프는 불안정한 사람”이라며 “해리스는 국민을 위해 일하겠지만, 트럼프는 자신의 게임에 빠져 있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1기 정부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로스웰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세계 불안정성은 더욱 커졌고 그 시기로 다시 돌아가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대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힌 한 버지니아주 중년 남성은 “트럼프 정부 때는 물가상승률이 이렇게 높지 않았고 세계도 보다 평화로웠다”며 “바이든 정부에서 모든 것이 훨씬 나빠졌다”고 강조했다.
투·개표 시설의 보안도 대폭 강화했다. 2020년 대선 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가 발생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등의 개표소에는 금속 펜스가 설치됐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치안당국이 드론과 저격수를 배치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4년 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폭 행위로 몸살을 앓은 미시간주에서는 개표소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금속 탐지기를 도입했다. 창문 등 건물 저층 외벽을 합판으로 가리는 등 자체적으로 폭력 사태 대비에 나선 상점도 있다. 이런 가운데 테네시주 내슈빌에서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와 연관된 한 남성이 전력망 테러를 시도한 혐의로 체포됐다.
선거 결과를 앞두고 국제사회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누가 선거에서 이기든 해리스와 협력하고 트럼프와 함께 일하며 동맹이 단결된 상태로 유지되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은/뉴욕=박신영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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