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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사전투표는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공식이 깨졌다. 본투표 개표 후 사전투표 개표가 이어지면서 민주당 후보가 역전하는 '붉은 신기루'(공화당 승리 착시) 현상이 이번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주요 경합주에서 사전투표와 본투표 모두 우위를 점하며 승리를 확정 지었다.
조지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초반 30%포인트 가까이 격차를 벌렸다. 후반부 5%포인트 내외로 줄어들었지만 순위 변동은 없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개표 초반 앞섰으나 14% 개표 시점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득표율이 동률을 이뤘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전해 우위를 유지했다.
2020년 대선 때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조 바이든 대통령 승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반 우세를 보였지만 이후 사전투표 개표 시작과 함께 바이든이 역전했다. 이번 대선에선 공화당 지지자가 대거 사전투표에 참여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에 따르면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약 180만 명이 우편투표에 참여했다. 이 중 민주당 당원이 약 56%, 공화당 당원이 약 33%를 차지했다. 2020년엔 민주당 당원이 65%, 공화당 당원이 24%였다. 4년 전보다 공화당 당원의 사전투표 참여율이 10%포인트 넘게 높아졌다.
해리스 캠프의 마이클 타일러 공보국장은 "사전투표를 폄하하고 사기라고 주장하던 과거와 달리 공화당은 이제 유권자에게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상황이 변했다"고 말했다.
미국 전체 사전투표자는 지난 4일까지 8200만 명을 넘어섰다. 사전투표 기간에만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를 마친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전투표자가 역대 최다인 1억145명을 기록한 2020년 대선에는 못 미치지만 2016년(4724만 명)보다는 크게 증가한 수치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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