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병사들과 첫 전투"…젤렌스키, 교전 공식확인

입력 2024-11-06 18:25   수정 2024-11-07 01:57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공식 확인했다. 북한군의 전투 개시가 공식화되면서 국제사회의 대응도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 연설에서 북한군 병력이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확인하면서 “북한 병사들과의 첫 전투는 세계 불안정성의 새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전날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CCD)의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이 “첫 북한 병력이 쿠르스크에서 이미 공격받았다”고 밝힌 게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다만 이번 전투는 전면전이 아니라 소규모 교전이라는 게 우크라이나 정부의 설명이다.

미국 정부는 아직 북한군의 교전 시작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고위 당국자가 우크라이나군과 북한군 간 교전으로 적지 않은 북한군 병사가 사망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는 보도를 내놨다.

우리 정부도 교전 사실을 공식 확인하지는 않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와 북한군 간 본격적인 전투는 시작되지 않았다”며 “소규모 인원이 정찰 활동이나 전쟁 이외의 사전 준비 차원에서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지만, 지금 주시하고 있는 것은 전투가 시작되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군이 교전을 시작했다는 정보가 속속 나오면서 각국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사상자가 나오면 북한군이 파병 규모를 더 확대할 수 있고,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우리 정부 역시 북·러 군사 협력이나 우크라이나 전황에 따라 무기 지원 등 ‘단계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모니터링팀을 파견할 필요성이 있다”며 “개인 단위의 파견은 국회 동의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통화를 하고 “심도 있는 협의를 위해 우크라이나 특사의 방한을 논의하고 있다”며 “NATO와도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가까운 시일 내 북한군이 본격적으로 참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우크라이나·NATO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계속 이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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