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 대표는 5·6선 중진 간담회와 3·4선 간담회를 연달아 소집했다. 1시간가량 이뤄진 5·6선 의원 회동엔 조경태(6선)·김기현·권영세·나경원·윤상현·조배숙(5선) 의원이 참석했다. 해외 출장 중인 주호영(6선)·권성동(5선) 의원은 불참했다.
중진들은 대국민 담화에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다. 친한(친한동훈)계로 꼽히는 조경태 의원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담화문과 회견이 될 것인가 하는 우려, 그 수준을 맞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동시에 하는 자리였다”며 “기대치 이하로 나오면 국민들이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의 생각을 묻는 말에 “제가 중진 의원과 자리를 끝내면서 ‘최소 우리 중진 의원들은 많은 국민에게 오랜 지지를 받았으니, 용산을 보지 말고 국민을 보자’는 말씀을 드렸다”며 “그 속에 다 포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나 의원은 “지금은 대통령의 말씀을 기다릴 때”라고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다른 일정으로 간담회를 시작한 지 5분 만에 자리를 뜬 나 의원은 “(담화) 이후로 당과 대통령실이 당정 일체로 힘을 모아 국정 동력을 다시 확보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한 대표에게) 말씀드렸다”며 “지금은 대통령의 시간이고 우리가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3·4선 간담회에는 총 26명 중 김도읍·박대출·박덕흠·윤영석·윤재옥·이종배·한기호(4선)·김성원·김석기·김정재·송석준·신성범·이만희·임이자·정점식(3선) 의원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대국민 담화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진 추경호 원내대표는 다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한 대표가 주재하는 ‘국방·외교 현안 관련 긴급 점검회의’에도 불참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의 담화와 관련해 3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번 대국민 담화에서 김건희·명태균 게이트 국정농단에 대한 직접 해명과 대국민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또 김건희 특검법 수용, 전쟁 책동 중단에 대한 대통령실의 분명한 입장이 게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해 정부가 참관단 파견 등을 거론하는 것을 두고 ‘한반도 내 전쟁을 획책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특검을 전격 수용하지 않는 대국민 담화는 ‘제2의 개사과’에 불과하다”며 “윤 대통령이 특검법을 전격 수용한다고 밝히지 않는 이상 대국민 ‘담화’는 대국민 ‘담 와’가 될 운명”이라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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