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에 다니는 일반 직원이 임원 배지를 달 확률은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CXO연구소는 지난 7일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들의 임원 승진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84만 9406명으로 이 중 미등기임원은 7135명이었다. 임원 반열에 오르려면 올해 기준 119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국내 기업 중 임원수가 가장 많은 삼성전자에서도 임원이 될 확률은 0.9%대였다.
한국CXO에 따르면 2011년 이후 국내 100대 기업에서 임원이 될 확률이 1%를 넘은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2011년 당시 100대 기업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0.95% 수준이었으나, 2015년(0.94%), 2018년(0.8%), 2019년(0.78%), 2020년(0.78%), 2021년(0.76%)까지 내림세를 보였다.
2022년(0.82%)에 다시 0.8%대로 반등했고 작년에는 0.83%를 기록했다.
직원이 임원 명함을 새길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코퍼레이션이었다. 이 회사는 임원 1명당 직원 수가 14.9명으로,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확률이 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포스코홀딩스는 직원 15.8명당 임원 1명꼴로 임원 승진 확률이 6.3% 수준으로 분석됐다.
주요 4대 기업들의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LG전자 116.1명, 현대자동차 143명, SK하이닉스 163.9명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도 차이가 있다. 유통업에 종사하는 직원은 임원에 오를 가능성은 0.3%로 직원 287.4명당 한 명 정도가 임원이 된다. 유통업은 매장 직원 비중이 높아 일반 직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승진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이다.
반면 증권업은 2.5%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연말 및 내년 초 단행될 대기업 인사에서는 임원 자리 감축과 승진자 폭 역시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2025년 인사에서 신규 발탁되는 임원 자리를 놓고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임원 승진 후 2∼3년 후에 물러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왕이면 일반 직원으로 가늘고 길게 가려고 승진을 기피하려는 분위기도 팽배해졌다"고 짚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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