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종합지수가 8000을 넘어서 신고점을 경신할 것입니다.’
지난달 29일 팔로어 약 147만 명의 인도네시아 경제 인플루언서 ‘응하르사함’의 인스타그램 콘텐츠에 키움증권 로고가 등장했다. 해당 카드뉴스 콘텐츠에서 응하르사함은 키움 시큐리타스 인도네시아(키움증권 인도네시아 법인) 리서치팀의 분석을 인용해 지수 전망과 유망 업종을 소개했다. 키움증권이 최근 현지 젊은 주식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노출도를 늘리기 위해 진행한 마케팅 작업의 결과물이다.
인도네시아가 국내 증권사들 주요 공략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3억 명에 육박하는 인구, 1500만 명을 넘어 급속도로 증가 중인 주식 투자자 수가 리테일 강화를 원하는 증권사들 군침을 흘리게 하는 요소다. 2030 인구가 절반을 차지한다는 특성을 노려, 현지에서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편하고 대학 동아리를 지원하는 등 갖가지 시장 침투 활동이 펼쳐지는 추세다.
경쟁 증권사 움직임도 숨 가쁘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17일 인도네시아 재계 6위 리포그룹 계열사인 칩타다나증권 지분 80%를 인수하는 계약을 완료했다. 국내 6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에 이은 7번째 진출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11일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도네시아 거래소(IDX)에 주식워런트증권(ELW) 11종을 상장시키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지에 WM본부를 설치하고 자산가 고객 확충에 나섰고, KB증권도 현지 투자 플랫폼과 손잡고 신규 채권을 팔았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사무소 합산치는 9개로 중국(12개), 미국(10개)에 이어 가장 많다.
수익성 확충은 남은 과제다.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한 6개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을 제외하면 나머지 3곳(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도 10억원 전후 적자를 봤다.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순손실이 126억원에 달한다. 아직은 소수의 ‘헤비 트레이더’와 자산가들 확보 여부가 수익을 가르고 있다는 것이 증권사들의 설명이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다소 느린 업무 처리와 강한 규제도 발목을 잡는 요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주식을 거래하려면 반드시 은행을 방문에서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 규정도 있고, 각종 인허가 작업도 느리게 진행되는 편”이라며 “한국 금융감독원에 애로사항을 계속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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