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양도 인근 해상에서 27명을 태우고 조업 중이던 고등어잡이 어선이 침몰해 2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8일 오전 4시31분께 서부 제주 비양도 북서쪽 24㎞ 해상에서 부산 선적 129t급 대형선망 어선 135금성호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제주해경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급히 출동한 해경은 오전 5시13분께 도착 당시 어선이 완전 침몰 상태였다고 전했다.
부산항 출입항관리시스템상 금성호 승선 인원은 총 27명(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이다. 사고 당시 한국인 6명과 외국인 9명이 인근 선박에 구조됐다. 한국인 2명은 심정지 상태로 이송돼 병원에서 사망했고, 나머지 13명은 건강이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10명과 인도네시아인 2명이 실종 상태다.
부산대형선망수협에 소속된 금성호는 선단을 이뤄 고등어, 삼치 등 회유성 어종을 잡는 연근해 선망선단 어선으로 전날 오전 11시49분께 서귀포항에서 출항했다. 통상 고등어잡이 선단은 본선을 비롯해 그물을 치는 등선 2척과 항구를 오가며 어획물을 옮기는 운반선 3척 등 총 6척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금성호는 선단을 이끄는 본선이다.
금성호는 조업 뒤 어획물을 운반선으로 옮겨 싣는 작업을 하던 중 너울과 함께 갑작스럽게 선체가 전복되면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된 금성호 선원 A씨(63)는 “운반선에 어획물 1차 하역을 끝내고 다른 운반선이 들어오기 전에 그물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배가 넘어갔다”고 했다. 그는 “처음엔 서서히 기울어지더니 어느 지점에 다다르자 배가 순식간에 넘어갔다. 복원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해역에선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벌어졌다. 해경 함정 18척과 항공기 5대, 특공대·구조대, 해군 함정 3척과 군·경·소방 항공기 4대, 어업지도선 2척, 민간 어선 13척 등이 수색에 동원됐다. 해경은 이날 오후 1시께부터 해양특수구조단과 제주해경서 구조대 등 27명을 투입해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중 수색에 들어갔다. 사고 해역의 수심은 87m로 금성호는 완전히 가라앉은 상태로 알려졌다.
정부는 사고 1시간여가 지난 오전 5시46분 ‘연근해 어선사고 위기대응 실무매뉴얼’에 따라 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하고, 현장에 상황관리관을 파견하는 등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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