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고, 그와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본회의에서 "이 자리를 기회로 그에게 미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5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내년 미국 정권이 바뀌면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 상태로 휴전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에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푸틴 대통령은 "준비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며 그와 연락을 재개하는 것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미국인의 신뢰를 받는 모든 국가 지도자와 함께 일할 것이라고 이미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암살 시도를 당했을 때의 행동이 인상 깊었다면서 "그는 용감하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의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서도 "지켜보자"며 "훈련을 할 수도 있고
왜 안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러시아와 북한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을 언급하며 "조약에는 상대방이 침략받으면 상호 지원한다는 제4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 1만1000명 중 일부가 전투에 투입돼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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