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도 손절…논란의 웹툰 '참교육', 드라마 만들 수 있을까

입력 2024-11-09 14:47   수정 2024-11-09 14:51



웹툰 원작 드라마 '참교육'의 출연 제안을 받은 배우 김남길이 공식 석상에서 출연 거절 의사를 드러내면서 앞으로 해당 프로젝트가 계속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남길은 8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진행된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 시즌2(이하 '열혈사제2') 제작발표회에서 앞서 논란이 된 '참교육' 출연과 관련해 "이미 한 번 거절했던 작품"이라며 "많은 분이 불편해한다면 그런 작품은 안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제가 원래 학원물에 관심이 많았다"며 "아이들의 잘못을 한다면 어른들에게도 문제가 있는 거라 생각했고,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가' 이런 것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다른 학원물을 준비하다 제안받게 된 작품"이라고 '참교육'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원작의 이슈를 모르지 않았고, 대본이 계속 수정된 것으로 안다"며 "'열혈사제2'를 찍느라 수정된 대본을 살피지 못했고, 그런 이슈가 있고, 많은 분이 불편해하면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참교육'의 드라마 제작은 수년 전부터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작에서 표현된 논란이 되는 요소 때문에 각색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남길이 언급한 "대본이 여러 차례 수정됐다"는 이유다.

하지만 김남길의 캐스팅과 관련해 반발이 불거졌고, 원작에 대한 반감이 커진 만큼 '참교육'이 해당 리스크를 모두 이겨내고 드라마로 완성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남길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오늘은 '열혈사제2' 김해일 신부로 여러분을 다시 만나는 반가운 날"이라며 "어제 다른 작품의 캐스팅 기사 때문에 많은 팬이 걱정하고 있다고 들었다. '참교육'은 회사 차원에서 작품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제 의사를 전달할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열혈사제'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생각할 시간도, 여력도 없다"면서 '참교육'과 관련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김남길이 웹툰 '참교육'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에 출연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소속사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하자 팬덤에서 명확한 입장을 촉구하면서 나온 해명이었다.

'참교육'은 선을 넘는 학생들과 선을 모르는 학부모들, 선을 긋는 교사들로 인해 교권이 추락한 사회에서 애들을 무서워하지 않는 어른을 등장시켜 아이들이 뭘 잘못했는지 제대로 가르친다는 콘셉트의 웹툰이다. 체벌금지법 도입 후 교권이 추락했다는 이유로 교육부 산하 교권보호국이 신설되고, 해당 기관 소속 현장 감독관들이 문제 학교에 파견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김남길은 교권보호국 소속 현장 감독관 나화진 역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작에서는 감독관들이 학생들의 뺨을 때리는 체벌을 하고, 'N워드'(N-word·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표현)와 '옐로우 ㅁ키(멍키·원숭이)' 등 인종차별적 표현을 쓰는 장면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여기에 페미니즘 교육을 하는 교사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사이다' 장면으로 연출하고, '페미니즘 교육은 반공 세뇌와 같다'는 표현으로 성차별적인 부분으로 지적받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네이버웹툰은 결국 지난해 9월 북미 플랫폼에서 '참교육' 서비스를 중단했다. 다만 국내 플랫폼에서는 웹툰이 내려가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연재되고 있다. 인종차별 표현으로 논란이 됐을 당시 이 작품의 채용택·한가람 작가는 영문 사과문만 작성했고, 국내에서는 별다른 언급도 없이 문제 에피소드를 삭제한 뒤 3개월 만에 슬그머니 연재를 재개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받는 부분이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인터넷 등급 가이드와 네이버 그린 인터넷 가이드에 따라 웹툰의 유해성을 판단한다.

그린 인터넷 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인종·국가·민족·지역·나이·장애·성별·성적지향이나 종교·직업·질병 등을 이유로, 특정 집단이나 그 구성원에 대하여 차별을 정당화·조장·강화하거나 폭력을 선전·선동하는 혐오 표현을 포함한 게시물'의 게재를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플랫폼이 웹툰 내용과 장면에 손을 대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김남길이 '참교육' 출연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 팬들은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출연과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한다"는 성명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성명문에는 "원작의 문제점을 명확히 인지하라"며 "문제가 되는 내용을 각색 및 제외해도 원작은 여전한 문제작이며, 일부 시나리오를 각색한다고 해서 별개의 작품으로 분리하여 볼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김남길을 지지하는 팬 대다수를 구성하는 성별은 여성이며, 지난해 5회가 넘는 월드투어 팬 콘서트를 진행하며 만난 해외 팬을 기억하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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