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과 맺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신조약)에 9일(현지시간) 서명했다. 이 조약엔 쌍방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다른 한쪽이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북러관계를 '군사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북러 신조약에 서명했다. 앞서 러시아 하원(국가두마)과 상원은 이 조약의 비준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날 푸틴이 조약에 서명하면서 북한과 비준서를 교환하면 조약의 효력이 무기한으로 발생하게 된다.
북한이 이 조약을 비준하고 김정은이 서명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북한은 조약을 우리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에서 비준하는데, 중요한 조약일 경우 김정은이 직접 비준할 수 있다. 따라서 북러가 비준서를 교환하기까지 특별한 걸림돌이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6월 북러 정상회담 때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이 맺은 북러 신조약은 23개 조항으로 구성된다. 이 중 4조가 핵심이다. 4조는 '어느 일방이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및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역시 이 조항을 근거로 정당화할 가능성이 크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달 25일 북한군 파병 정황을 뒷받침하는 위성 사진이 공개되자 파병설을 부인하지 않은 채 "우리와 북한의 관계에 관련해 여러분은 전략적 동반자 협정이 비준된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그 조약에는 제4조가 있다. 우리는 북한 지도부가 우리의 합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절대 의심하지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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