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 대신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찾는 '듀프(dupe)'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명품 소비가 둔화하는 것과 반대로 가성비 높은 SPA(제조직매형의류)브랜드는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크리스토퍼 르메르, JW앤더슨, 질샌더, 마르니에 이어 최근 지방시 출신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클레어 웨이트 등과 협업한 제품 'UNIQLO:C'를 선보였다. 클레어 웨이트 켈러는 지방시뿐만 아니라 럭셔리 브랜드 끌로에에서도 브랜드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외에도 유니클로와 협업한 크리스토퍼 르메르는 에르메스에서 아트 디렉터를, 조나단 앤더스는 현재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겸임하고 있다. 이처럼 유니클로가 고가 브랜드나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한정판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매장 앞에 오픈런한 줄이 늘어서고 온라인 사이트에선 바로 품절되는 등 매출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유니클로 컬렉션은 콜라보한 명품의 아이덴티티와 스타일은 가져가면서 값은 훨씬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젊은 층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제조직매형의류(SPA) 브랜드 자라(ZARA) 역시 듀프 소비 흥행에 따라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 자라는 틱톡이나 유튜브 등에서도 시즌마다 '샤넬 느낌 트위드' '프라다 느낌 신발' 등 듀프 소비를 지향하는 이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짧은 매장 전시 주기와 빠른 트렌드 반영의 장점을 앞세우며 자라는 △2021년 5107억 △2022년 5552억 △2023년 6119억원 등의 매출(온오프라인 통합 기준)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반면 럭셔리 브랜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구찌, 보테가베네타 등을 보유한 케어링(Kering) 그룹은 지난달 23일(현지 시각) 올해 실적이 지난해의 반토막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루이비통, 디올 등을 보유한 LVMH 올해 3분기 매출도 190억7600만유로(약 28조30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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