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트럼프 당선에 '불기둥'…"1억4000만원 간다" 들썩

입력 2024-11-10 17:22   수정 2024-11-11 01:13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8만달러를 넘어섰다. 친(親)암호화폐 성향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뒤 비트코인 매수세에 힘이 실리면서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일각에선 1년 안에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비트코인 대통령’ 트럼프 당선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5일 6만7000달러대까지 하락한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해 10일 한때 8만92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8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 3월 13일 세운 역대 최고가(7만3800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국내에서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30분 전 거래일 대비 3.71% 오른 1억1023만6000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3월 기록한 전고점(1억500만원)을 이달 8일 넘어선 데 이어 이틀 연속 신기록을 세웠다.

암호화폐에 우호적 행보를 보여온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자 비트코인 가격도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암호화폐 시장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공약을 제시하며 기대를 키웠다. 7월 트럼프 당선인은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 정부가 갖고 있거나 미래에 취득할 비트코인을 100% 전량 보유하는 게 행정부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처럼 전략적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비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정책을 뒷받침하는 법안도 나왔다. 신시아 루미스 미국 와이오밍주 상원의원은 8월 미 중앙은행(Fed)이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삼고 5년간 약 100만 개를 매입해 20년간 보유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수급 측면뿐 아니라 미국의 전략자산 인정으로 비트코인의 위상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불확실성 변수
트럼프 당선 외에 또 다른 호재도 있다. 이르면 올해 말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상품이다. 이는 그동안 포섭하지 못한 새로운 기관투자자를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상품으로 콜, 풋옵션 등을 통해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헤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빗리서치센터는 보고서에서 “ETF 옵션은 다양한 기관투자자에게 어필하는 상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일각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파디 아부알파 코인쉐어 리서치책임자는 “트럼프 취임 전까지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장밋빛 전망만 가득한 건 아니다. 시장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대통령 재임 기간 암호화폐를 사기로 규정한 바 있다. 트럼프의 공약 이행 여부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보편관세 부과, 대규모 감세 등 트럼프 공약이 현실화하면 재정적자 확대 등으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금리가 상승하면 비트코인 가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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