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상금 10억원 시대를 연 장유빈(22)이 시즌 최종전인 KPGA 투어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 덕춘상(최저타수상), 톱10피니시상, 장타왕 등 5개 타이틀을 차지했다. KPGA투어 역사상 5관왕은 최초다.
장유빈은 10일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골프&리조트(파71)에서 끝난 KPGA 투어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송민혁(20)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우승자인 이대한(34·18언더파 266타)과는 3타 차다.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이대한과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선 장유빈은 버디를 6개 잡았지만 더블보기를 2개나 범해 2언더파 69타에 그쳤다.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대상에 이어 상금왕(11억2904만원) 덕춘상(69.4타) 톱10피니시상(11회) 장타왕(311.35야드) 등 5개 부문 개인 타이틀을 쓸어 담았다.
장유빈은 경기 후 “우승을 놓친 게 아쉽진 않다”며 “오늘 하루 우승을 위해 노력한 건 사실이지만 실수한 부분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대한 프로님이 샷과 퍼팅에서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고 깨끗이 패배를 인정했다.
장유빈은 대상 수상으로 보너스 상금 2억원과 제네시스 차량, KPGA투어 5년 시드, DP월드투어 1년 시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QT) 최종전 티켓을 손에 쥐었다. 오래전부터 PGA투어 진출을 꿈꾼 그는 시즌이 끝난 뒤에도 PGA투어 QT 최종전을 위해 훈련을 계속할 계획이다. 장유빈은 “떨어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내년에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활약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대한은 데뷔 15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KPGA투어에 발을 디딘 이후 오랜 무명 생활을 보낸 이대한은 ‘1인자’ 장유빈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우승상금 2억2000만원을 받았다. 올해 벌어들인 상금 2억433만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우승 직후 캐디를 맡아준 아버지 이찬식 씨(61)와 부둥켜안고 기쁨을 만끽한 이대한은 “우승 직후 아버지가 떠올랐다”며 “다른 선수들이 우승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 부러웠는데 우승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웃었다. 그는 “더 열심히 해서 5승, 6승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2위이던 루키 송민혁은 이날 공동 2위에 힘입어 김백준(23·1113.38점)을 제치고 1위(1472.94)로 등극,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의 주인공이 됐다.
서귀포=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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