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1일 14:2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 냉기가 돌면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직상장과 달리 기관 투자가의 수요예측 과정이 없어 상장 실패 부담이 적은데다 절차가 간소한 점이 부각되고 있다. 미래에셋과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도 3년 만에 스팩합병 상장에 나섰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삼성스팩 9호'과 2차전지 장비기업 케이지에이의 합병을 위해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삼성증권이 스팩 합병을 시도하는 것은 2021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내년에는 직상장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해 다양한 상장 루트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지에이의 합병 후 시가 총액은 1400억원대다. 케이지에이와 삽성스팩9호와 합병 비율은 1대 0.1652483이다. 올 상반기 매출은 276억원, 영업이익은 15억원을 기록했다. 내년 1분기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미래에셋비전1호와 안전용품 제조기업 블랙야크아이앤씨의 합병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아웃도어 기업 BYN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의 장남인 강준석 사장이 운영하는 기업이다. 내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스팩 상장은 직상장과 비교해 불황에 강하다는 점 때문에 대형 증권사의 관심을 받고 있다. 증권사에서 미리 상장시킨 ‘껍데기 회사’와 기업을 합병해 증시에 우회 상장하는 방식이다. 직상장과 달리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과정이 없어 흥행 실패 부담이 적다. 심사 청구일부터 승인까지 평균 4개월이 걸려 직상장(6~7개월)보다 절차가 간편하다.
증권업계는 내년 초까지 공모주 시장 냉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스팩 시장에 희망을 걸고 있다. 다만 현재 증시에 105개의 스팩이 상장돼 합병기업을 기다리고 있을 만큼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스팩4~7호 스팩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뒤 합병할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와 발기인은 상장 실패에 따른 영업손실을 볼 수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