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스페이스X의 위성 스타링크로 우크라이나에 통신을 지원해준 데 대해 감사 표시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거주지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 함께 자리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당선 축하 인사를 받은 트럼프 당선인은 통화 도중 스피커폰으로 전환해 함께 있던 머스크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약 7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머스크에 감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통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미국의 정책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NYT는 젤렌스키의 전 대변인이었던 이울리아 멘델의 전언을 인용, 머스크가 트럼프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젤렌스키와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도 이전에 머스크와 젤렌스키가 단둘이 통화한 적이 최소 두 차례 있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지원했다. 전쟁 초반 우크라이나의 소규모 부대들이 실시간 드론 정보를 공유하고, 휴대전화 서비스가 중단된 지역에서 서로 연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다만 머스크가 자신의 회사 스페이스X가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를 지원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쓰는 데 대해 불만을 제기했고,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끊기도 했다. 결국 미 국방부가 나서 2023년 6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스타링크 지원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유명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머스크와의 인터뷰 내용을 담은 전기에 따르면 2022년 확전을 반대한 머스크는 러시아 해군 함대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기습 공격을 저지하려고 크림반도 해안 일대의 스타링크 위성 통신망을 차단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이런 내용이 보도로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 인사들이 머스크를 강하게 비판했고, 머스크는 젤렌스키를 조롱하는 합성사진을 엑스에 올리면서 다소 긴장된 관계가 형성되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전폭 지원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전 조기 종전을 공언해온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에 머스크가 어떤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