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의 비중이 52.5%로 최근 8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비중은 68.4%로 2년 전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통계청은 12일 이런 내용의 '2024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회조사 결과는 삶의 질과 관련된 국민 인식을 조사한 통계다. 홀수 해에는 복지·사회참여·여가·노동·소득 및 소비를, 짝수 해에는 가족·건강·생활환경·범죄와 안전·교육과 훈련 등을 조사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15일부터 16일간 만 13세 이상 3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2년 전보다 2.5%포인트 증가한 52.5%로 집계됐다. 이 비중은 첫 조사가 이뤄진 2008년 68.0%에서 점차 감소해 2018년(48.1%) 최저치를 찍었다. 이어 2020년(51.2%)과 2022년(50.0%)에는 소폭 오른 50%대를 기록했다. 올해 수치인 '52.5%'는 2014년(56.8%) 다음으로, 2016년(51.8%) 이후 최고치다.
다만 남녀 간 인식 차이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해야 한다'는 남자는 58.3%로 여자(46.8%)보다 11.5%포인트 많았다. 특히 미혼 남자(41.6%)와 미혼 여자(26.0%)의 격차는 15.6%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도 감지됐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68.4%로 2년 전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이 항목을 조사하기 시작한 2018년 69.6%에서 2020년 68.0%, 2022년 65.3%로 감소했다가 6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응답은 37.2%로 2012년(22.4%)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한 가정에 이상적인 자녀 수는 2명(66.9%), 1명(19.2%) 순으로 집계됐다. 평균 1.89명으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감소했다. 국민들은 가장 효과적인 저출생 대책으로 주거 지원(33.4%), 청년 일자리 지원(20.8%)을 꼽았다. '자녀를 입양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비중은 40.3%로 2년 전보다 2.4%포인트 증가했다.
한편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비중은 67.4%로 2년 전(65.2%)보다 2.2%포인트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비중은 2012년(45.9%)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결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결혼자금이 부족해서'라는 응답이 31.3%로 가장 많았다. 이 비중은 2년 전(28.7%)보다 2.6%포인트 증가했다. '출산과 양육이 부담돼서'라는 응답은 같은 기간 12.8%에서 15.4%로 늘었다. 반면 '고용 상태가 불안정해서'(14.6%→12.9%),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3.6%→11.3%) 등의 답변은 소폭 감소했다.
국민들이 느끼는 결혼식에 대한 부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식 문화가 과도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비중은 76.9%로 2년 전(73.1%)보다 3.8%포인트 늘었다. 특히 소득이 높은 가구일수록 결혼식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월평균 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가구 중 '결혼식 문화가 과도한 편'이라고 답한 비중은 81.3%로 100만원 미만인 가구(68.2%)보다 12.1%포인트 많았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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