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와 관련해 "미국 선거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분석보다 미래를 위한 정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할 때"라고 12일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당선과 한국정치의 과제' 세미나에서 "트럼프 당선인 정책은 초기엔 상당히 지지받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렇지 않은 여론이 거세질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정쟁에 빠진 정치를 정상적으로 되돌릴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우선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공약인 '자국 우선주의'가 장기적으로 운영되긴 힘들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 체제에서 미국은 제조업 재건을 위한 관세 정책 확대를 시작으로 미국을 봉쇄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면서 "미국이 스스로가 봉쇄한다면 중국과 독일 등 나머지 국가가 스스로 뭉쳐 세계질서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관세는 후발 국가가 선진국가를 따라잡기 위해 자국 상품에 부과했던 게 취진데 미국처럼 최강국이 관세를 활용해 자국 보호하겠다는 발상이 성공할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방위금 분담금 인상,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등을 주장한 '비즈니스맨'인 트럼프 당선인과 한국의 협상 여지는 당분간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외교와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저출생, 양극화 등 지속적 성장을 이뤄갈 수 있는 토대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정치에서 제일 잘못된 것은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지 않고 상대방을 향한 정치만 한다는 점이고, 이래선 제대로 된 지도자가 나오지 못한다"고 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전 세계에서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미 대선 이후 양극화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정치는 미래를 어떻게 약속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냉정한 판단 않고선 대선 결과에 대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한편 김 전 비대위원장을 발표자로 초청한 이날 세미나는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 정성호 민주당 의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공동 주최로 열렸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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