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이 늘어나는 때다.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면 관절염 고민도 함께 커진다. 대개 관절염을 무릎 질환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관절염은 연골과 관절이 있는 부위라면 어디든 발생할 수 있다. 발목도 예외는 아니다. 발목에 반복적으로 심한 자극이 이어지면 주변 인대 조직과 관절에 염증과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발목 관절은 다른 관절보다 염좌, 골절 등 외상이 관절염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퇴행성 질환인 관절염의 대표 발병 인자는 노화다. 반면 발목 관절염은 환자의 70% 정도가 외상, 발목 염좌, 골절 등의 후유증 탓에 질환을 호소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해야 한다.
발목 염좌와 골절은 일상에서도 쉽게 겪는 질환이다. 발을 헛디뎌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면서 발목이 꺾일 때 주로 생긴다. 대부분 걷는 데 큰 어려움이 없으면 병원을 찾지 않는다. 이때 작은 손상이 반복적으로 계속 쌓이는 것을 방치하면 자신도 모르게 발목 변형이나 관절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 교수는 “인대가 늘어난 상태에서 아물었거나 손상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수시로 발목이 삐끗하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과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증상이 계속되면 발목 관절염이 일찍 생길 수 있다. 그는 “부종이나 압통이 느껴지거나 걷거나 운동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아 발목 전방전위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의학적 검사를 받아 정확하게 어떤 상태인지 진단해야 한다”고 했다.
발목 인공관절치환술은 슬관절과 고관절의 인공관절보다 수명이 다소 짧은 게 단점이다. 최근 들어 수술 기법이 발전하면서 임상 결과와 인공관절 수명이 늘어나는 추세다. 정 교수는 “인공관절 수술을 하면 발목 관절이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골 손실이나 수축된 인대 교정도 기대할 수 있다”며 “주변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수술이 까다롭고 어려운 데다 집도의 경험과 실력, 그리고 환자의 기저질환 유무 등이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수술법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발목은 다른 관절보다 크기는 작지만 많은 뼈로 구성됐다”며 “수술할 때 연골과 인대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상당히 까다롭고 정교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경험이 많은 의료진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취지다.
발목 관절염을 예방하려면 평소 발목 주변의 근력을 키워 유연성을 기르는 게 좋다. 평소 발을 벽 쪽에 대고 힘을 주거나 양쪽 무릎 사이에 두 주먹을 끼고 발을 바깥쪽으로 회전시키는 운동 등을 하면 발목을 강화하는 데 도움된다. 눈 감고 가만히 서 있기나 한 발로 서 있기 등도 발목 강화에 좋은 운동법이다.
평소 운동하기 전엔 스트레칭을 잘해 근육과 인대를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등산할 때 배낭 무게는 몸무게의 10% 내외로 유지하고 중량감 있고 딱딱한 등산화를 착용해야 한다. 하산할 땐 자세를 낮추고 보폭을 줄여 발목 부담을 줄이고 한 시간 정도 등산했다면 10분가량 휴식하는 습관을 들여 근육에 부담이 커지는 것을 줄여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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