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잡는 신개념 ADC 개발"…압타머사이언스, 국내임상 착수

입력 2024-11-13 17:23   수정 2024-11-14 01:00

“세계 최초로 ‘압타머-약물접합체(ApDC)’ 플랫폼을 통해 췌장암 치료제를 개발하겠습니다.”

한동일 압타머사이언스 대표(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췌장암은 두껍고 촘촘한 막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약물이 암세포를 뚫고 들어가기 쉽지 않다”며 “ApDC는 크기가 작아 조직의 침투성이 뛰어난 만큼 췌장암 치료제로 적합하다”고 했다.

ApDC 크기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항체 치료제의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암세포를 정확히 찾아가 없애는 유도탄으로 불리는 차세대 항암제 기술인 ADC의 일종이다. ADC는 항체와 독성이 강한 약물, 이 둘을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된다. ApDC는 항체 대신 압타머를 사용하는 플랫폼이다. 압타머는 특정한 분자와 강하게 결합하는 DNA 또는 RNA 조각이다. 항체처럼 타깃에 블록처럼 결합할 수 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두 개의 ApDC 췌장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세계 최초로 ApDC 임상에 착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간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AST-201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AST-201은 GPC3을 타깃으로 하는 항암제다. 동물실험에서 AST-201이 기존 간암치료제인 소라페닙보다 효능과 부작용 측면에서 우위를 보였다. 한 대표는 “GPC3은 간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형암에서도 발현되는 타깃”이라며 “간암에서 효능을 확인한 이후 췌장암, 담도암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ST-203은 비임상 단계이며, Trop2를 타깃으로 한다. Trop2는 췌장암 유방암 위암 폐암 등에서 다양한 고형암에서 발현되는 단백질이다. ADC 개발사들이 가장 많이 개발하고 있는 타깃 중 하나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지난달 코오롱제약과 AST-203의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AST-203은 동물실험에서 기존 의약품인 트로델비와 비교해 뛰어난 효능을 나타냈다.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트로델비는 품목허가를 받고 판매 중인 Trop2 타깃의 ADC 치료제다.

한 대표는 “AST-201의 효능은 내년에 임상을 통해 입증할 것”이라며 “ApDC의 기술수출 성과가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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