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만원대로 추락…시총 300조원 무너졌다 [종합]

입력 2024-11-14 17:14   수정 2024-11-14 17:47


삼성전자의 주가가 결국 ‘4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 종가가 5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4년5개월 만이다.

14일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38% 내린 4만9900원에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2020년 6월15일 이후 4년5개월만의 최저가다. 시가총액은 297조8921억원으로 300조원대가 붕괴됐다.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추락에 코스피도 전일보다 1.78포인트(0.07%) 오른 2418.86에 마감하는데 그치며 2420선 탈환에 실패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수능시험일을 맞아 1시간 늦게 열린 증시에서 오랜만에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장 마감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상승분을 반납했고, 오후 4시20분부터 마감 동시호가 10분간을 버티지 못해고 5만원대를 내줬다. 동시호가 시간에만 3500억원의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손절매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4710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12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3조1692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7월 이후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 7월11일 장중 8만8800원, 시총 530조원으로 고점을 찍었지만 넉달만에 시총 230조원이 증발했다. 이 기간 주가는 43.8%나 하락했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역사적 저점인 0.87배까지 떨어졌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경쟁 업체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 격차, 중국 업체로부터 추격당하고 있는 D램 제품에 대한 의구심 등이 주가 하락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선을 확정하면서 대중 반도체 수출을 제한할 것이란 우려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도 이같은 우려에 5.41% 하락 마감했다.

상반기 ‘10만전자’를 외쳤던 증권가는 잇따라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이날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미래에셋은 11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대폭 내렸다. 시장에선 주가가 바닥권에 있다면서도,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하면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삼성전자의 PBR이 역사적 저점에 근접한 만큼 여기서 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외국인의 투매가 중단되어야 주가도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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