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4일 17:5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태광산업은 중견기업에서 손꼽히는 '현금 부자'다. 보유한 현금만 1조원을 웃돈다. 여기에 보유한 SK브로드밴드 지분 매각 등으로 9000억원가량의 현금을 따로 수령한다. 회사가 굴리는 현금만 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태광산업의 시가총액(7181억원)의 3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현금성 자산과 실적을 고려하면 이 회사 주가가 극도로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많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내년 5월 SK텔레콤에 SK브로드밴드 지분 16.75%를 7776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지난 13일 맺었다. 매각대금과는 별도로 SK브로드밴드의 연말·중간 배당으로 내년 초까지 추가로 1200억원을 받는 약정을 SK텔레콤과 맺었다. SK브로드밴드 매각대금·배당 등으로 8976억원을 받는 것이다.
SK텔레콤은 태광산업(보유 지분 16.75%)과 미래에셋증권 사모펀드(PE·8.01%) 부문으로부터 SK브로드밴드 지분 24.76%를 매입해 보유지분을 99.1%로 늘릴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인수 목적에 대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 기업공개(IPO) 무산에 따라 미래에셋증권 등의 투자금 회수를 돕기 위해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SK브로드밴드는 2020년 재무적투자자(FI)인 미래에셋증권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하지만 2025년 IPO 등이 여의찮다는 판단에 따라 모회사인 SK텔레콤이 FI와 태광산업의 지분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월 말 태광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조945억원에 달했다. SK브로드밴드 매각대금과 배당으로 8976억원을 내년 상반기에 받을 전망이다. 단순 계산으로 1조9921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태광산업의 이날 시가총액(7181억원)에 비해 2.7배 큰 규모다.
보유 자산을 고려할 때 주가가 극도로 저평가받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 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6배로 코스피 평균인 1배를 크게 밑돈다. 태광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로 주가와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2023년부터 10년 동안 10조원을 석유화학과 섬유 사업에 10조원을 투입해 밸류업을 꾀한다는 심산이다.
이번에 매각한 자금도 이 같은 설비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태광산업은 SK브로드밴드 매각 배경에 대해 "신규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시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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