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4일 “보호무역주의가 부상하고 공급망 불안이 가중되면서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중남미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취임 후 첫 중남미 방문은 한국의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을 중남미 지역으로 확장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스페인 국영 통신사 에페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페루와 브라질을 방문하기 위해 남미 순방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두고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을 위해 국제사회와 연대, 협력을 촉진해 나갈 것”이라며 “여러 중남미 국가와의 관계를 발전, 심화해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러 군사 협력을 재차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러·북이 군사적 모험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동맹국 및 우호국과 공조해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를 포함한 실효적 상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 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범을 앞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관련해선 “모든 분야에서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히 유지·발전해 나가도록 협력할 것”이라며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노력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한 윤 대통령은 15일부터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페루 리마에서 공식 외교 일정을 시작한다. 이번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후 윤 대통령의 첫 다자외교 시험대다.
윤 대통령은 리마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할 계획이다. 지난달 10일 첫 정상회담에 이은 두 번째 한·일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도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 가능성도 열려 있다.
윤 대통령은 15일 정상회의 첫 세션에서 내년 APEC 의장국 정상으로서 연설하고, 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와의 대화’ ‘최고경영자(CEO) 서밋’ 등에 참석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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