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특별법을 우선 통과시킨 뒤 근로시간 문제는 기존 근로기준법 내에서 논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특별법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근로기준법을 다루는 환경노동위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인력에게 주 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하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만나 “집중적인 R&D가 필요한 영역에서 근로시간을 통제해 놓으니 효율성이 떨어지고, 노동자 자신에게도 불리하다’는 주장이 있다”며 “실제로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부분이 있다면 필요한 (근로시간) 계산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민주당 내 강경파와 노동계의 반발은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환노위는 김주영 이용우 박해철 의원 등 노동계 출신이 상당수 포진해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친노동’ 성향이 강한 곳으로 꼽힌다. 야당 환노위 관계자는 “근로시간 기준은 한번 정해지면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연내에 논의를 끝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큰 쟁점인 화이트칼라 이그잼션이 떨어져 나가면서 반도체특별법은 이달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날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과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국회에서 만나 반도체특별법의 우선 논의에 합의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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