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중 처음으로 지난 5일 선거에서 미국 연방 상원의원(민주당·뉴저지주)에 당선된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뉴저지)은 14일(현지시간) “앞으로의 10년은 한국계 미국인, 아시아계 미국인의 정치사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10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미주한인위원회(CKA) 연례 갈라행사에서 연단에 올라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가 자신의 부모님이 미국으로 이민을 온 지 5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자신이 현 자리에 오르기까지 겪었던 어려움을 소개했다.
그는 “처음 국회에 출마했을 때 내 지역구에는 백인이 85%, 아시아계가 3% 미만, 한국계는 1% 미만이었다”며 “사람들은 (한인촌이 있는) 뉴저지로 옮기지 않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또 상원 출마를 앞두고는 “당신은 전국적으로 승리할 유형의 소수민족은 아니라는 말을 듣고 믿을 수 없었다”고 돌이켰다.
김 의원은 “피부색과 성씨로 내 능력을 규정하는 것에 진절머리가 난다”며 “같은 외모를 갖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정치인으로서) 호소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재의 시기를 “분열의 어려운 시기”라며 “7살과 9살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이들이 자라날 미국이 (지금까지와) 같은 기회를 제공할지 걱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우리의 목소리를 잃지 않고 다른 사람들처럼 우리도 우리의 이슈에 대해 발언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행사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차기 내각 인선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고립주의 정책을 취하지 않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이 계속 이야기하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미국 유일주의를 의미하지 않도록, 동맹에 등을 돌리는 것을 뜻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신은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강화하도록 시도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 연사로 나선 조현동 주미대사는 김 의원과 캘리포니아주에서 연방 하원의원으로 처음 선출된 데이브 민(민주당·48) 당선인을 거론하며 “내년 1월에 개원할 119대 미국 연방의회에서는 한국계 상원의원 1명과 최소 3명의 한국계 하원의원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또 “많은 한국계 미국인 의원의 존재는 앞으로 다가올 수년 동안 한미관계 증진에서 진정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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