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더니 이번엔 '여기' 몰렸다…1위 여행지 '반전'

입력 2024-11-16 07:25   수정 2024-11-16 07:39


올해 역대급 한파 예고에 일찌감치 동계 해외여행 수요가 따뜻한 여행지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여행업계는 상대적 비수기인 동계기간 여행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 상품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연말까지 여행 수요 확보로 4분기 호실적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여행사는 연말을 앞두고 휴양지 중심의 상품을 확대해 수요 급증에 대비하고 있다. 업계에는 동계 해외여행 수요가 여름 성수기인 7~8월보다 더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여름휴가보다 겨울 휴가를 더 길게 가는 추세가 이어지면서다.

업계가 주목한 동계 해외 여행지는 단거리 중심의 따뜻한 휴양지다. 글로벌 여행 앱 스카이스캐너가 연말 여행지를 고민하는 한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따뜻한 날씨의 단거리 여행지 선호도가 높았다.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일본 삿포로는 4위로 순위가 내려갔지만, 대만과 홍콩, 필리핀 보홀 등 여행지가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했다.

스카이스캐너 검색 특화 기능인 '어디든지'(1위 33.4%)를 제외한 국가를 보면 대만 타이베이가 11.5%로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태국 방콕(9.3%), 일본 삿포로(8.8%), 홍콩(8.2%), 베트남 나트랑(6.4%), 태국 치앙마이(6%), 필리핀 보홀(5.8%), 베트남 다낭(5.6%), 베트남 호치민(5%) 순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 투어의 해외패키지도 따뜻한 국가 중심으로 예약이 높았다. 11월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가장 예약률이 높은 여행지는 방콕·파타야(18.1%)로 나타났다. 이어 다낭(18.0%), 지중해(13.1%), 푸꾸옥(9.6%), 치앙마이(8.6%) 순이었다. 유럽 지중해를 제외하면 상위 5개 여행지 가운데 4곳이 모두 동남아다. 동남아는 사계절 인기가 좋은 여행지이나 특히 겨울에는 따뜻한 휴양지를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성수기를 맞는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베트남 다낭의 인기가 껑충 뛰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일본은 동남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약 비중이 작았다. 오사카, 큐슈, 북해도 등 일본 전체를 통틀어 11~12월 예약 비중은 11.5%였다.

업계에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따뜻한 휴양지를 찾는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행 수요를 겨냥한 기획전 출시로 업계 간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각종 할인 혜택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여행객은 같은 여행지라면 조금이라도 저렴한 상품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휴가지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항공편이다. 수요가 몰리는 연말에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떠나고 싶은 기대 때문이다. 다음 달 베트남 다낭으로 떠난다는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항공권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면 포기하려고 했다"면서 "해외 저비용항공사(LCC)를 선택하니 숙소 1박 요금에 달하는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수요 확대에 따라 항공사들이 노선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신규 취항과 증편 기념 할인 혜택도 제공해 연말 항공권도 합리적인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카이스캐너 여행 트렌드 및 데스티네이션 전문가 제시카 민은 "비교적 가까이에서 크리스마스 테마로 단장한 테마파크와 크리스마스 마켓을 즐기고 싶다면 상하이를 추천한다"며 "최근 무비자 입국 시행으로 여행 준비가 간편해진 상하이는 12월 첫째 주 기준 서울-상하이 왕복 항공편 가격이 12월 4주차 대비 약 31% 저렴한 14만원대부터 시작해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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