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8.8)의 후속조치로 서울과 수도권에 걸쳐 총 4개 지역, 5만호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3기 신도시의 일환으로 간주해도 무리가 없는 내용입니다. 지난 2월에 제시된 비수도권의 그린벨트 해제는 '지역전략산업'의 추진을 요건으로 삼았던 반면 이번 그린벨트 해제는 주택용지 확보가 목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큽니다.
시장심리 안정을 주요 목적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그간의 기대와 달리 강남권의 그린벨트 해제는 외곽지 일부에 한정됐습니다. 물론 교통대책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정책을 다루는 측면에서는 '의도한 정책목표를 얻어낼 수 있을지의 여부'가 중요합니다. 그린벨트를 해제한 신규택지로 공급 가능한 물량이 시장안정을 이끌어내고 그 효과를 확산시켜 장기간 지속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지만, 그간의 유사한 경험으로는 쉽지만은 않은 사안입니다.
2029년에 분양(2031년 입주)을 시작한다는 계획은 당장의 시장안정보다는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현실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정책이 시장심리에 우선 반영되기 때문에 무주택 실수요자를 가정했을 때 2029년의 첫 분양을 기다리는 수요의 크기에 따라 시장안정 효과가 달라집니다.
제조업과 달리 일관된 생산환경의 설정과 유지가 어려운 건설업의 특성상 처음 설정한 공기보다 실제 공사 기간이 연장될 수 있어, 예정된 분양과 입주 시점이 상이할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토지수용과 보상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공사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돌발변수가 최소화하면서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실행이 맞물린다면 일정 준수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으로 서울(서리풀지구) 공급물량의 55%인 1만1000가구를 배정하는 것은 저출생 대책의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이고 긍정적입니다. 다만 저출생 문제의 해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분양보다는 분양전환 없는 장기임대의 검토도 필요합니다.
1기 신도시보다 서울에 근접한 신규택지가 신도시 재건축에 긍정적일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2기 신도시보다 서울에 가까운 위치에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렇지만 현 시점에서 재건축사업의 추진에는 개별 조합원들의 자금 여력이 관건이기에 신규택지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린벨트의 고밀개발은 사업지별로 세심한 조정이 요구됩니다. 고밀개발을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자는 것이 지난 정부부터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잡았지만, '한강이 가리든 남산이 가리든 집이 없으면 무조건 높게 건물을 올려서 많이만 만들면 된다'는 식의 무지한 발언이 이번 신규택지에 적용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은형 (재)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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