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 먹는 감기약' 시장이 뜬다…콜대원·화이투벤시럽 인기몰이

입력 2024-11-15 18:02   수정 2024-11-15 18:03

감기약 시장의 지각변동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타이레놀, 화이투벤 등 먹는 감기약을 밀어내고 왕좌에 오른 마시는 감기약의 기세가 주춤해졌다. 그 틈바구니로 짜먹는 감기약이 치고 오르는 형국이다.

15일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국내 감기약 판매 순위는 마시는 감기약인 동화약품의 판콜이 37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도 마시는 감기약인 동아제약의 판피린이었다. 3위는 대원제약의 콜대원(사진)이 차지했다. 2위 판피린 매출(284억원)과 비슷한 28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콜대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인기가 폭발하면서 3년 새 매출이 두 배 껑충 뛰었다. 판콜, 판피린 매출이 정체를 빚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편리성 때문에 짜먹는 감기약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한다. 짜먹는 약은 약품을 유기용매에 녹여 경구 복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액상 형태로 신체에 빠르게 흡수돼 약효가 신속하게 발휘된다. 캡슐 등 알약을 삼키기 힘든 어린이와 노인에게 유용하다.

대원제약은 명실상부 효자 품목인 콜대원 외에 다른 질환에도 내용액제(짜먹는 약) 제품을 출시해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전문의약품인 ‘코대원에스’ ‘코대원포르테’, 일반의약품 ‘포타겔’ 등을 내용액제로 출시했다. 대원제약의 전체 의약품 중 내용액제 비중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최근 5년간 대원제약의 전체 의약품 매출은 연평균 10.4% 늘었는데 내용액제는 두 배 이상인 21.6%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대원제약의 전체 의약품 생산실적 4560억원 중 내용액제가 35.6%(1623억원)를 차지했다.

짜먹는 감기약 시장 경쟁도 뜨거워졌다. 동화약품은 올해 9월 화이투벤 시럽 3종을 출시했다. 동화약품이 자체 개발한 ‘포접 화합물 기술’로 아세트아미노펜의 쓴맛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GC녹십자는 10월 짜먹는 형태의 ‘콜록키즈펜시럽’을 출시했다. 개별 포장돼 있어 응급 시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용액제 제품은 물 없이도 간편하게 섭취가 가능하고 복용 편의성이 높아 감기약에서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기술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대원제약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6330억원으로 예상된다. 짜먹는 제형의 감기약 코대원 시리즈, 골관절염 치료제 펠루비 시리즈 등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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