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정책, 美에 부메랑…내년 1월부터 증시에 반영될 것"

입력 2024-11-15 17:49   수정 2024-11-1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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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 불러올 관세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미국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조지프 왕 머니터리매크로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에 엄청난 무역적자를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이 수입하는 상품 상당수가 미국 제품”이라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불러올 미래를 이같이 전망했다. 왕 CIO는 12개 지역 연방은행으로 구성된 미국 중앙은행(Fed)에서 외환 개입, 공개시장 운영 등을 담당하는 핵심인 뉴욕연방은행에서 5년간 일한 거시경제 전문가다.

왕 CIO는 트럼프 당선 후 미국 증시 상승세는 “트럼프가 주식 시장에 더 우호적인 대통령이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은 규제 완화, 감세 등 트럼프 정책이 더욱 성장 친화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증시 지표를 성공의 척도로 보는 대통령은 트럼프 외에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다만 왕 CIO는 내년 증시 흐름이 “올해와는 매우 다를 것”이라며 “트럼프 정책을 자세히 살펴보면 주식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의 의제는 세계 무역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라며 “시장은 이런 큰 변화로 인한 변동성을 반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취임하는 내년 1월 이 같은 우려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왕 CIO는 트럼프가 내건 관세 정책이 자국 기업의 이익률을 떨어뜨리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연간 1조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상품무역 적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미국이 수입하는 상품 중 상당수는 실제 미국 기업이 판매하는 상품”이라고 했다. 미국 최대 기업 중 하나인 애플이 대표적이다. 유칭싱 도쿄국립정책대학원 경제학 교수에 따르면 2018년 미국에 수입된 아이폰으로 인한 무역 적자는 그해 대중국 무역적자의 약 2.3%인 96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따라서 관세가 오르면 미국 기업의 이익률도 떨어질 것이란 게 왕 CIO의 생각이다. 왕 CIO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거대한 재분배 정책”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트럼프 2기 정부는 한국에도 거대한 재분배 정책을 강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국은 대미 무역흑자국 중 하나로 이를 메울 한 가지 방법은 한국이 미국 무기를 더 많이 구매해 무역 흑자를 늘리는 것이고 또 다른 방법은 삼성, 현대 등이 공장을 미국에 세우도록 압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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