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거래가 한 건도 없었어요. 요즘은 집 보러 오는 사람도 없네요.”(인천 남동구 A공인중개소 관계자)
인천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매물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대출 규제로 매수세는 움츠러들고, 집주인은 기존 호가를 유지하면서 관망세가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17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매물은 지난 15일 기준 3만8708건으로, 작년 말(3만2513건)에 비해 20%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수치다. 인천 8개 구 가운데 작년 말보다 매물이 감소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중구는 작년 12월 말 1772건에 불과했던 매물이 2447건으로 38% 늘었다.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도 24.7% 증가한 8588건의 매물이 시장에 쌓여 있다. 서구와 부평구는 같은 기간 각각 22.9%, 21.4% 매물이 증가했다.
집값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11일 기준 인천 8개 구 중 5개 구가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남동구는 전주 대비 0.05% 내려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중구는 -0.01%로 4주째 내림세를 이어갔고, 보합세이던 동구(-0.02%)는 하락 전환했다. 연수구와 미추홀구는 각각 0.04%, 0.01% 내렸다.
개별 단지마다 온도 차는 있지만 몇개월 새 수천만원 떨어진 단지가 대부분이다. 최고가 대비 30~40% 하락한 단지도 적지 않다. 연수구 송도동 ‘e편한세상 송도’ 전용면적 70㎡는 최근 5억4000만원대에 거래됐다. 3개월 전 실거래가(5억9900만원) 대비 5000만원가량 떨어진 가격이자 신고가(8억7500만원, 2022년 4월)보다 38%가량 낮은 값이다. 같은 지역의 ‘힐스테이트 송도더스카이’ 전용 84㎡도 최근 7억7000여만원에 매도돼 3개월 전(8억3000만원)보다 4000만~6000만원가량 가격이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지역은 기존 공급량이 많은 데다 매수 대기자가 임대차 시장에서 머물면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 지역의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2만4000여 가구)와 내년(2만2000여 가구) 모두 적정 수요(1만5000가구)를 크게 웃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인천은 정비사업지가 많은 편이고,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있어서 다른 지역에 비해 매수세 위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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