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트린보다 각종 이벤트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주도할 것이다. 앞서 조지 W 부시는 외교 정책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려고 했지만 9·11 테러가 일어났다. 버락 오바마는 취임 때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을 전복하고, 시리아와 이라크에 군대를 파병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조 바이든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다른 이슈를 덮어버릴 줄은 몰랐을 것이다. 중국의 대만 봉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향한 러시아의 공격, 이란의 핵무기는 앞으로 미국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미국의 이란 정책에는 공백이 생겼다. 2017년 이란 핵 합의는 미국 주요 동맹국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지속적인 노력에도 바이든 정부는 기존 핵 합의를 되살리거나 이란과의 관계에서 다른 길을 찾는 데 실패했다. 이란의 트럼프 암살 음모 혐의에 대한 형사 기소로 트럼프 당선인은 2017년보다 훨씬 강력한 대이란 정책을 위한 법적, 정치적 입지를 확보했다.
시 주석은 미국의 무역 압력에 취약해졌고, 아마도 트럼프 당선인과의 협상을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재선을 축하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우크라이나에서의 값싼 평화를 제안할 것 같지 않다. 중국은 대규모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 동맹국은 러시아를 유혹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은 미국이 위대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미국의 실패를 바란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보다 똑똑하고 더 많은 자원을 가진 무자비한 외국 적을 능가하고 제압해야만 할 것이다.
원제 ‘Trump Faces a Different World in Term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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