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블랙홀된 美주식·코인

입력 2024-11-17 17:58   수정 2024-11-17 17:59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은행 예·적금에 묶여 있던 개인 자금이 미국 주식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역대급 호황인 가상자산 시장도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14일 기준 총 587조6455억원으로 지난달 31일(597조7543억원)보다 10조1088억원(1.7%)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저축성 예금보다 이자율이 낮은 대신 입출금이 자유로운 대기성 자금이다. 이 잔액이 10영업일 만에 10조원 이상 급감한 것은 예금주들이 돈을 빼내 투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차곡차곡 모으던 적금을 깨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5대 은행의 적금 잔액은 14일 기준 총 38조1305억원으로 지난달 31일 38조9176억원에 비해 7871억원(2%) 감소했다.

반대로 5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38조8657억원에서 39조6179억원으로 7522억원(1.9%) 늘었다. 일부 은행에서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제휴 중인 케이뱅크로 뭉칫돈이 이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주식의 규모는 엿새째 100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4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총 1000억7900만달러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시장도 크게 가열됐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의 전날 오후 6시 기준 24시간 거래 규모는 15조원대다. 13일에는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의 하루 거래액만 25조원에 달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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