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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임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회사를 과감하게 구조조정했듯 연방정부 예산에도 ‘메스’를 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 CEO가 테슬라, 스페이스X 등의 비용을 ‘우선 후려치고, 나중에 고치는’ 방식으로 절감했다며 이를 정부에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의 주변인들에 따르면 그는 X(옛 트위터)를 인수한 지 6주 뒤인 2022년 12월 재무 담당 임원들을 불렀다. 그는 여섯 시간 동안 회계 관련 서류를 줄별로 읽으며 해당 항목이 필요한 이유를 물었다. 임원진 자동차 지급, 과도한 웹사이트 보안 등을 골라내 관련 비용을 삭감하라고 요구했고 반발하는 임원은 그 자리에서 해고했다.
스페이스X에서는 100만달러(약 14억원) 이상인 로켓 연료탱크를 자체 제작해 수십만달러를 아꼈다. 부품 제조사 무그에는 10만달러짜리 액추에이터(구동장치)를 1만달러로 깎아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다른 공급 업체를 찾았다. 짐 캔트렐 스페이스X 부사장은 “머스크 CEO는 모든 비용을 뼛속까지 깎고 싶어 한다”고 했다.
인정사정없는 비용 절감 조치에 부작용도 발생했지만, 머스크 CEO는 ‘나중에 해결하면 된다’는 주의였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X 인수 직후 새크라멘토 데이터센터를 즉각 폐쇄하기 위해 서버 선을 뽑아버렸다. 그 결과 X의 불법 활동 감시 프로그램이 먹통이 돼 직원들은 주말 내내 수리에 매달리기도 했다. 2021년에는 테슬라 차량에 들어가는 레이더 센서를 5분의 1 가격인 카메라로 대체했다. 테슬라 자율주행 차량 사고 피해자들은 이런 조치가 안전성을 해치고 사고를 초래했다며 테슬라에 소송을 제기한 일도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내놓은 공약 때문에 머스크 CEO가 정부 예산을 큰 폭으로 줄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해 기준 연방 예산의 3분의 1 규모인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의료보험을 삭감하지 않는다고 공언했고, 국방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혀 해당 지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산 수혜 지역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영리단체 ‘예산 낭비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톰 샤츠 대표는 “근본적인 변화는 의회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지출을 지지하는 선거구는 줄이고자 하는 선거구보다 항상 더 강했다”고 지적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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