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다. 경영의 신(神)이라고 불리는 마쓰시다 고노스케도 "기업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떤 사람으로 구성되어야 하는가? 조직의 리더로서 자신과 조직 구성원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얼마 전 기업의 CEO와 코칭대화 중 인재밀도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A기업 CEO는 "인구밀도의 이야기는 들었지만 인재밀도는 좀 생소합니다"고 말했다. 반면 B기업 CEO는 "인재밀도가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핵심 키워드라도 생각합니다. 그들이 우리 회사의 핵심자산입니다. 그들의 역량을 극대화하여 고성과 조직을 만들고 지속성장하는 회사를 만들려고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자료에 의하면 인구밀도(Population Density)는 단위 면적당 인구수로 보통 1km2당 인구수를 가르킨다. 우리나라는 1km2당 511명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인구밀도 순위는 세계 15위권이지만 도시국가나 속령을 제외하고 인구 천만명이상 국가 중 4위로 매우 높고 OECD에서는 1위로 알려졌다.
인재밀도(Talent Density)는 통상 한 조직내에 높은 수준의 역량과 잠재력을 지닌 인재들이 얼마나 집중되어 있는지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인재밀도는 조직의 단기적 목표달성 뿐만 아니라 조직의 혁신과 지속 가능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중견기업에서는 조직 구성원 한명, 한명이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재밀도를 높힐수록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 한편 삼성 이건희 회장이 언급했듯 한명이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신념으로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조한 것처럼 모든 조직에서 인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요구된다.
인재밀도를 높이려면 크게 두가지가 함께 갖추어져야 한다. 하나는 우리 조직의 가치관과 기업문화와 맞는 인재다. 또 하나는 높은 잠재력과 Engagement로 조직의 성과를 올리는 인재다.
앞에서 언급했던 A기업의 경우 리더의 채용과 관련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회사에 필요하고 유능한 인재라고 생각해 여러차례 면접을 거쳐 채용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조직의 가치관과 조직문화에 미스 매치된다는 이유로 그만두는 사례가 있었다. 조직의 CEO나 리더로서 자사에 생소한 사람들에게 우리 회사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조직이라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그래야 그들의 강점이 발휘될 수 있다.
요즘 최고의 복지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근무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의미있는 이야기다, 즉 자신도 좋은 사람이고 함께 근무하는 상사, 동료가 유능하고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특히 기술 중심의 회사의 경우 장기 근속을 통한 기술 축적이 요구되는데 상사, 동료들과 원활히 소통하며 일을 통한 보람을 느낄수 있어야 장기 근속이 가능하다. 상기 B기업이 좋은 사례다.
통상 조직의 임원 등 리더와 코칭대화를 하다보면 두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의 경우는 “우리 조직에 일할 사람이 부족합니다. 인사부서에 충원요청을 해도 소식도 없고요.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성과를 내라는 것인지 답답합니다”라고 하소연하는 경우다.
또 다른 유형은 “우리 조직에 사람은 충분하지 않으나, 리더로서 그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존중하며, 그들 스스로 자율성을 갖고 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려움에 봉착했을때 언제든지 리더인 제게 말하면 저는 그 부분을 해결해 주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조직 구성원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그들의 강점을 살려주는 모습이다.
물론 한사람, 한사람의 능력과 지혜에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현명한 사람이라도, 아무리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도 능력과 지혜에 한계가 있으므로 서로 힘을 합쳐 시너지를 높혀야 한다. 즉 뛰어난 사람들로 구성된 팀도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능력이 제대로 발휘하기 쉽지 않다. 이것이 최근 인재의 주요 덕목으로 전문성과 협업 능력이 꾸준히 요구되고 있는 이유다.
인재(人材)에 대해서 대부분 인재경영, 인재선발과 육성, 인재개발원 등을 떠 올리는데 이제는 인재밀도(人材密度) 차원에서 고성과를 낼 수 있는 우리 조직에 맞는 인재, 핵심인재 등으로 옮겨가야 한다. 그러려면 첫째,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에 적합한 인재상을 명확히 해야한다. 둘째, 그들을 중장기적으로 전문가로 육성해야 한다. 전문가 육성에 대한 책임은 현업의 조직 리더에게 있다. HR부서에는 현업에서 인재를 효과적으로 잘 육성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등 Staff로서 지원 역할을 해야 한다. "기업이 인재를 육성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죄악이다"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말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인재들이 집단지성으로 시너지를 내도록 해야 한다. 협업을 통한 탁월한 성과를 통해 기업은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
결국 사람, 즉 인재가 모든 것이다. 조직의 리더들은 인재밀도가 자사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김영헌 (사) 한국코치협회 회장, 경희대 경영대학원 코칭사이언스 전공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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