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선택한 '보건수장' 누구길래…'치과' 종목 날았다

입력 2024-11-19 11:53   수정 2024-11-19 12:00


최근 트럼프 2기 내각 인선에 따라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수돗물 불소화 조치를 전면 철회하겠다고 밝힌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 수장에 지명하면서 치과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BNC에 따르면 트럼프가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HHS) 장관에 지명하자 미국 최대 치과유통업체인 헨리셰인 주가는 이날 7.5% 오르며 2022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치과용 기자재 유통업체 덴츠플라이시로나(Dentsply Sirona)와 치과용 기기 제조업체 엔비스타(Envista) 주가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케네디 주니어는 현 정부 공중보건 분야에 대해 비판을 일삼으며 충치 예방을 위해 식수에 불소가 들어있는 것을 반대했다. 최근 SNS에 “불소는 골절과 암을 유발하기 때문에 공공수도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불소는 오랫동안 충치 퇴치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최근 이 물질은 미국 전역 갈등의 중심에 서며 일부 지역 사회에서 공공 수돗물에 불소를 투입하는 프로그램이 중단되기도 했다.

케네디 주니어가 장관이 되기까지 상원의 승인이 남아있지만 시장은 이미 치과 위생 제품을 만드는 종목을 잠재적 수혜주로 주목하고 있다. 월가의 리서치 업체 고든 하스켓은 “불소를 수돗물에서 제거하면 소비자들이 충치를 치료하기 위해 다른 곳을 찾게 되면서 치아 산업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케네디 주니어가 수돗물에 첨가되는 불소의 양을 줄이거나 제거하는데 찬성하는 의견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전달하면 결국 충치 발생은 늘고 환자들의 더 많은 치과 방문으로 이어질 것” 이라고 분석했다.

헨리센인을 비롯한 치과 관련 종목들은 주가 상승 움직임은 미국 대선 이후 급락한 제약주들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케네디 주니어는 대표적인 ‘백신 불신론자’로 트럼프 2기에 합류하기로 한 소식이 전해지자 코로나 백신 제조사인 모더나·노바맥스 등 주가가 타격을 입었다. 헬스케어 셀렉트 섹터 SPDR 펀드는 이달 들어 3% 이상 하락해 지난해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소아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등 백신 접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코로나 백신을 옹호하는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 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겨냥한 책을 내기도 했다.

한편 케네디 주니어는 이번 대선에 출마했다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면 중도 하차했다. 그는 1963년 암살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1968년 당내 경선 도중 총격을 맞고 숨진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이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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