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8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진행자인 션 더피 전 미국 하원의원을 차기 정부의 교통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내정자에 이어 두 번째 폭스뉴스 출신 장관이다.
1972년생인 더피 전 의원은 1997년 미국 MTV 쇼 '리얼 월드:보스턴'에 출연해서 인기를 끈 인물이다. 이후 위스콘신주 애시랜드카운티에서 지방검사로 일했다. 2010년 위스콘신주 시골 지역구(7선거구)에서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의원으로 재직했다.
아내인 레이철 캠퍼스 더피도 폭스뉴스의 '폭스앤드프렌즈 위크엔드' 코너의 공동 진행자다. 둘 사이에는 자녀가 9명이나 있다. 더피 전 의원은 심장에 결함이 있는 채로 태어난 막내딸을 돌보겠다며 2019년에 임기가 1년 남은 상태에서 스스로 의원직에서 물러났다.
미국 교통부 장관 자리는 5만5000명 이상의 직원과 1100억달러 예산을 관리하는 곳이다. 도로 교량 공항 항만 댐 관리 등 전국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한다. 특히 2021년 바이든 정부에서 통과된 교통 프로젝트 연방지출을 1조달러 가량 늘리는 법안에 따라 교통부는 2026년까지 비교적 넉넉한 살림살이를 꾸릴 수 있게 됐다.
자율주행 관련 규제 업무도 교통부 몫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무인 자율주행 차량인 '로보택시'를 대규모로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관련 규제는 연간 운행 가능한 자율주행 차량 대수를 소수로 제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차기 교통부 장관 내정자는 자율주행 규제 해소를 1순위 업무로 꼽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더피 내정자가 머스크 CEO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기술(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을 검토하거나 자율주행차를 승인할 때 보다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잇딴 사고로 생산제한 제재를 받고 있는 보잉에 대한 제재 해제를 결정할지 등도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더피 내정자가 "미국의 고속도로, 터널, 다리, 공항을 재건할 때 우수함과 능력, 경쟁력, 아름다움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피 내정자는 "교통부의 황금시대를 이끌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와 함께 19일 텍사스에서 스페이스X의 우주선 발사를 참관하기로 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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