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진의 선구자 구본창의 개인전이 광주광역시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오는 22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ACC 복합전시 3·4관에서 2024 ACC 포커스 '구본창: 사물의 초상' 전시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ACC의 대표 기획전시 시리즈인 'ACC 포커스'는 올해부터 인류 문화예술의 틀을 바꾼 세계적인 아시아 현대미술 거장을 소개하는 개인전 형식으로 새롭게 시작한다.
구본창 개인전은 새로운 ACC 포커스 전시의 시작점으로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구 작가의 주요 사물 연작을 보여주고, 그가 선택한 사물이 지닌 서사와 그 안에 존재하는 한국성과 아시아적 정서에 주목했다.
전시는 3부로 구성됐다.
'1부 역사를 품은 사물에 숨결을 입히다'는 한국전쟁 당시의 유물과 조선백자, 신라 금관과 같은 역사적 배경을 품고 있는 유물 연작을 영상과 설치작품으로 변주해 선보인다.
대형 라이트 박스 위의 금관 사진은 땅에 묻히기 전 찬란하게 빛났던 모습을 보여준다.
'2부 일상 속 사소한 사물을 발견하다'는 구 작가가 발견한 일상 속 사물들의 연작을 소개한다.
작가의 소장품을 촬영한 컬렉션과 프랑스 고건축물 장치인 샤스루(chasse-roue)를 담은 연작 등이 관객을 마주한다.
전시에서는 구 작가의 미공개 영상 작품인 '코리아 판타지(2017)'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한국 전통문화의 모티브 중 하나인 단청을 변주한 영상으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작가의 깊은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3부 구본창의 시선과 마주하다'는 구 작가의 수집품과 대중매체와의 협업 작품 등 전시 주제와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흥미를 더해 줄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를 전시한다.
구 작가가 촬영한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가 한강의 인물 사진도 만나볼 수 있다.
구 작가는 "2003년쯤 비가 오던 어느 날 한 씨의 자택을 방문해 집 근처 놀이터에서 사진을 촬영했다"며 "우산을 쓴 채 수줍어하던 한 씨의 눈빛을 사진에 담아냈다"고 당시 에피소드를 전했다.
배우 안성기, 심은하 등 예술인들의 초상작품도 선별해 전시장에 걸었다.
이강현 ACC 전당장은 "구 작가의 작품에서 작가가 전달하는 사물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 위에 우리의 이야기를 덧입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며 "새롭게 시작하는 현대미술 거장전을 통해 문화전당이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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