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보다 안정' 택한 LG…CEO 대부분 유임될 듯

입력 2024-11-19 17:49   수정 2024-11-20 01:20

LG그룹이 21일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한다.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대부분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 현신균 LG CNS 부사장 등 성과를 낸 일부 CEO의 승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계열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이 이제 막 궤도에 오른 데다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계열사별로 20~21일 중 이사회를 열어 사장단 인사를 확정한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권 부회장과 신 부회장, 조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는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 ㈜LG를 이끌고 있는 권 부회장은 계열사들을 조율하면서 그룹의 미래사업인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 tech) 등 ‘ABC’ 사업에서 성과를 낸 것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6년 전 구광모 회장이 직접 영입한 미국 3M 출신 신 부회장도 유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2.0 시대가 온 만큼 LG그룹 내 손꼽히는 ‘미국통’인 신 부회장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신 부회장은 1984년부터 2018년까지 35년간 미국 3M 본사 등에서 근무하며 단단한 현지 네트워크를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사장은 2022년부터 LG전자 CEO를 맡아 가전 중심이던 사업구조를 AI, 플랫폼, 기업 간 거래(B2B) 등으로 다각화한 점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가전 구독, TV 콘텐츠 서비스 등 신사업에서 연 1조원 넘는 매출을 내는 등 성과를 인정받아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LG디스플레이 부활을 이끈 정철동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도 나온다. 다만 최근 몇 년간 LG그룹에서 부회장 승진자가 없었던 만큼 유임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룹 안팎에선 현신균 부사장의 사장 승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AI 전문가인 현 부사장은 클라우드, 고객사 디지털전환(DX) 지원 등 LG CNS의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도 유임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계에선 LG그룹이 CEO 인사에선 ‘안정’을 택했지만, 부사장급 이하 참모진 및 실행조직 리더 그룹 인사에선 ‘변화’에 방점을 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I로 인해 글로벌 경쟁 양상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데다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불확실성도 높아진 만큼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젊은 리더’와 ‘새로운 피’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필요성이 커져서다. 산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은 지난해 상대적으로 큰 폭의 CEO 인사를 한 만큼 올해엔 ‘안정 속 혁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황정수/정지은/김형규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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