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美 주거비…금리인하 제동 걸리나

입력 2024-11-19 18:00   수정 2024-11-19 18:01

미국 중앙은행(Fed) 안팎에서 고물가 지속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 Fed의 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클리블랜드연방은행은 자체 연구를 통해 2026년까지 주거비 부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신규 임대료는 소폭 하락했지만, 떨어진 가격을 반영하는 계약량 자체가 줄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크게 오른 주택 임대료를 끌어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올라 CPI 전체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주거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인플레이션 완화를 금리 인하의 주요 근거로 삼은 정책 입안자들이 곤란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연은도 이날 “9월 기준 노동시장 수요는 물가 상승률에 0.3~0.4%포인트 기여했다”며 노동시장의 수급 상황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플레 압력 커지는 美…12월 금리인하 전망 확 낮아졌다
안 꺾이는 美주거비…우크라 확전우려에 유가 급등
미국 경제가 높은 주거비와 인건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예고한 관세 정책 등으로 당분간 물가 상승 압력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국제유가는 18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3% 넘게 급등했다. 전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에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쏠 수 있도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허가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영향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14달러(3.19%) 오른 배럴당 69.16달러에 장을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물은 2.26달러(3.18%) 상승한 배럴당 73.30달러를 기록했다. 두 유종 모두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에너지 가격은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의 주요인이 아니지만 지금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국제유가 상승은 주거비와 함께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위험이 크다.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이며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다.

미국 중앙은행(Fed)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율이 Fed 목표치인 2%에 도달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 기조를 유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14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2% 목표치 도달이) 때로는 험난할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달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전망이 약해지며 주요 증권사에서도 금리 동결 전망이 나왔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글로벌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노무라가 다음달 금리 동결 견해를 냈다고 전했다. 다만 노무라는 Fed가 내년 3월과 6월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보고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를 연 4.0∼4.25%로 유지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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