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인공지능(AI) 전환 컨설팅 서비스를 대폭 강화한 게 성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내년까지 40% 성장이 목표입니다.”
서울 여의도동 서울국제금융센터에서 만난 배재민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디지털·AI를 비롯한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컨설팅의 독보적인 선두로 나설 것”이라며 “올해를 확장 원년으로 삼기 위해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2024년 회계연도(2023년 6월~2024년 5월)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실적 개선세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은 이제 디지털 전환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도태되기에 십상이니 미래를 대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거죠. 이런 흐름은 국내를 비롯해 세계적으로도 점점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배 대표는 “디지털전환은 단순히 기업 운영 일부분을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대체하는 게 아니다”라며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기업의 상품·서비스, 운영체계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선박을 판매하던 회사가 데이터 기반 선반 디지털 관리·모니터링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체질을 바꿔 지속적인 먹거리를 확보하는 식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들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목표부터 제대로 잡아야 디지털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시일 내에 시스템 도입·가동을 완료한다’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배 대표는 “기업이 기껏 자원·인력·시간을 투입했는데도 실효성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딜로이트컨설팅은 ‘자동화율 20% 상승, 원가 10% 절감’ 등 구체적인 결과 목표치를 잡고, 그를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계획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AI 전환도 마찬가지로 보고 있다. AI 기반 자동화 기술 도입 자체가 관건이 아니라 생산과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품질(Q), 비용(C), 속도(S) 등 경영 주요 지표를 개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배 대표는 “AI 기반 전환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으려면 AI 기술을 비롯해 데이터 관리, 인프라 설계, 운영 효율성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기업이 자체적인 기술 분야 인력을 두고 있더라도 전문가들의 컨설팅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은 기술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기술의 역할을 두고 온갖 측면에서 '나무'와 '숲'을 번갈아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해요. 딜로이트컨설팅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한 만큼 세계적으로 축적된 유사 사례와 컨설팅 노하우를 활용해 기업을 돕고 있습니다.”
그는 "한동안 일각에서 'AI 거품론'이 나왔지만 이는 그저 시기상조"라며 "앞으로 더 많은 투자가 국내외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아직까지는 실증 사례 위주로 AI 자동화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차 '모든 것의 AI화'가 이뤄질 걸로 봅니다. 'TEIA(모든 것의 AI화·Transforming Everything into AI)'를 준비한 기업과 아닌 기업들의 미래가 다를 겁니다."
배 대표는 “제조업으로 치면 공급망을 재정비한 셈”이라며 “최근 디지털·AI 전환은 생산·ERP·운영 등을 기업의 각 측면을 아우르는 경우가 많다 보니 고객 대응 체계를 이에 맞게 조정했다”고 말했다. 조직이 잘게 나뉘어있으면 그만큼 종합 솔루션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유기적인 협업 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딜로이트컨설팅의 운영 방식도 바꾸고 있다. 팀·직급 간 모임 등 내부 교류 프로그램을 크게 늘렸다. 인사 평가의 기준이 되는 성과지표에는 품성 항목을 새로 넣었다. 전문가 모임인 컨설팅 조직에서 서로 시너지를 내려면 상호 간 존중과 배려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컨설턴트는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의견을 내는 직업입니다. 그렇다 보니 종종 논쟁을 하게 되죠. 구성원들이 일을 치열하게 하면서도 서로 존중해야 제대로 된 협업을 할 수 있어요. 그런 조직문화가 고객가치 성과로 이어질 걸로 봅니다.”
배 대표는 “품성과 태도, 역량을 갖춘 인재를 대폭 충원해 펌의 역량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올 하반기부터 회계연도가 마무리되는 내년 5월까지 경력직 10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내후년부터는 더욱 본격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자 한다”며 “강력한 협업 구조로 서비스 품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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